600년 전 400명이 탄 배 …

명나라 '정화 원정선' 복원

[중앙일보 2006-09-26 05:42] [중앙일보 유광종]

15세기 초 중국 명(明)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永樂帝)의 명을 받아 대형 선단을 이끌고 아프리카 동부해안까지 항해했던 환관 정화(鄭和:1371~1435 ?)의 배가 원형에 가깝게 복원됐다. 지난해 정화의 항해 6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였던 중국은 난징(南京)에 있는 당시 조선소 유적지에서 그가 탔던 배의 실물 크기 모형을 만들어 일반에 전시했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복원된 배는 전장 63.25m, 너비 13.8m로 8개의 돛을 갖췄다. 가장 큰 돛은 넓이가 200㎡나 된다. 수면에서 배 바닥까지의 길이인 흘수는 4m에 달하며, 전체 배수량은 1300t으로 400명이 탈 수 있다. 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제작된 모형 목선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 배는 앞뒤 모두가 치켜 올라간 명나라 초기 선박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세 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갑판에는 여섯 대의 대포가 설치됐고 비상 탈출용 소형 선박까지 갖추고 있다. 중국은 이 배를 조선소 유적지에 영구 전시할 계획이다. 정화는 현재의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태어난 무슬림(이슬람교도) 환관으로 1405년부터 사망 전까지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대양 항해를 했다. 1~3차는 인도 서남부, 4~7차는 페르시아만 입구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진출했다. 특히 별동대 일부는 아프리카 동쪽 해안과 홍해 연안까지 항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 면에서도 60여 척의 선단에 2만 명 이상의 승무원이 항해에 나서는 등 당시 세계 최대 수준을 자랑했다. 정화의 항해 목적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영락제가 자신에 의해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뒤 행방을 감춘 조카 건문제를 찾기 위해 함대를 보냈다는 주장과 주변국들로부터 조공을 받기 위해 파견했다는 설 등이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kjyoo@joongang.co.kr

>>>>>>>>>>>>>>>>>>>>>>>>>>>>>>>>>>>>>>>..

[여적] 정화의 함대[경향신문 2006-09-25 20:48] 1402년 명의 3대 황제에 즉위한 영락제는 환관 정화에게 서역으로 가는 바닷길 개척을 명했다. 당시 명의 북방에서 강성한 티무르 제국이 서역으로 통하는 육로인 비단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화는 직접 선박 건조를 지휘했다. 마침내 1405년 62척의 배에 2만7천명의 선원, 학자, 군인, 통역, 의사 등을 태운 대선단이 남해 원정에 나섰다. 정화는 이후 1433년까지 28년 동안 모두 7차례의 대항해를 이끌었다. 그의 원정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1492년)이나 바스코 다 가마의 희망봉 항해(1498년)보다 거의 1세기나 앞선 것이었다. 선단의 규모도 콜럼버스 당시의 배 3척, 선원 100여명에 비할 바 아니었다. 1~3회 때 항해는 인도의 콜카타 지역까지, 4~7회 때는 인도 호르무즈에 본대를 두고 일부는 아프리카 동부해안까지 탐사했다. 중국에서 정화의 남해 원정 60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했던 작년엔 아프리카 케냐 동부해안의 섬에서 난파한 정화 함대 선원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정화의 함대가 아프리카 동부해안만 돌아보고 왔다는 기존의 통설을 깨는 주장도 몇해 전 제기됐다. 영국 해군 잠수함장 출신인 개빈 멘지스는 14년에 걸쳐 100여 나라를 다니며 조사한 결과 정화 함대가 대서양을 횡단해 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증거로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명나라 함대에 대한 벽화와 기록들, 난파선, 유물과 유적,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아시아 원산의 동·식물을 제시했다. 연구를 토대로 ‘1421년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란 책도 냈다. 이 책에 따르면 1421년 6차 남양 원정에 나선 정화 함대의 규모는 길이 150ｍ짜리 범선 250척, 기타 선박 3,500척, 인원 3만명이나 됐다. 중국이 정화의 항해 당시 보물을 실어나르던 보선(寶船)을 복원했다는 소식이다. 복원된 것은 길이 63ｍ에 400명을 태울 수 있는 ‘중간급’ 범선이다. 보선 복원 후 정화의 항해를 재연할 계획이라고 하니 중국의 의도가 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철웅 논설위원〉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1402년 명의 3대 황제에 즉위한 영락제는 환관 정화에게 서역으로 가는 바닷길 개척을 명했다. 당시 명의 북방에서 강성한 티무르 제국이 서역으로 통하는 육로인 비단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화는 직접 선박 건조를 지휘했다. 마침내 1405년 62척의 배에 2만7천명의 선원, 학자, 군인, 통역, 의사 등을 태운 대선단이 남해 원정에 나섰다. 정화는 이후 1433년까지 28년 동안 모두 7차례의 대항해를 이끌었다. 그의 원정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1492년)이나 바스코 다 가마의 희망봉 항해(1498년)보다 거의 1세기나 앞선 것이었다. 선단의 규모도 콜럼버스 당시의 배 3척, 선원 100여명에 비할 바 아니었다. 1~3회 때 항해는 인도의 콜카타 지역까지, 4~7회 때는 인도 호르무즈에 본대를 두고 일부는 아프리카 동부해안까지 탐사했다. 중국에서 정화의 남해 원정 600주년 기념행사가 성대했던 작년엔 아프리카 케냐 동부해안의 섬에서 난파한 정화 함대 선원의 후손들이 살고 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정화의 함대가 아프리카 동부해안만 돌아보고 왔다는 기존의 통설을 깨는 주장도 몇해 전 제기됐다. 영국 해군 잠수함장 출신인 개빈 멘지스는 14년에 걸쳐 100여 나라를 다니며 조사한 결과 정화 함대가 대서양을 횡단해 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그는 그 증거로 세계 각지에서 발견되는 명나라 함대에 대한 벽화와 기록들, 난파선, 유물과 유적, 아메리카에서 발견된 아시아 원산의 동·식물을 제시했다. 연구를 토대로 ‘1421년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란 책도 냈다. 이 책에 따르면 1421년 6차 남양 원정에 나선 정화 함대의 규모는 길이 150ｍ짜리 범선 250척, 기타 선박 3,500척, 인원 3만명이나 됐다. 중국이 정화의 항해 당시 보물을 실어나르던 보선(寶船)을 복원했다는 소식이다. 복원된 것은 길이 63ｍ에 400명을 태울 수 있는 ‘중간급’ 범선이다. 보선 복원 후 정화의 항해를 재연할 계획이라고 하니 중국의 의도가 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철웅 논설위원〉- ⓒ 경향신문 &미디어칸

(www.khan.co.kr)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9-04-02 22:52:54 중국사(으)로 부터 이동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