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古代繪畵藝術은 매우 오랜 세월동안 발전하였다. 근래 長沙에서 발견된 最古의 비단그림인 戰國시대의 帛畵에서부터 무려 이천여 년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중국의 봉건사회 후기인 명·청 시대에 이르러 회화는 자체의 발전법칙에 따리 이미 직업화와 文人畵의 두 가지 전통을 형성하였고 아울러 각기 다른 시대배경하에서 나름대로의 풍격을 이루어 갔다. 중국역사상 회화예술이 가장 번영했던 唐宋시대에 비견될 수는 없지만 明의 繪　도 독특한 시대적 특성하에 형성된 다양한 풍격의 流派들로 繪畵史의 화려한 장식을 하고 있다.

1. 明代繪畵의 시대적 배경

朱元璋은 1368년, 10년이상 끈 잔확한 전쟁 끝에 중국 남부의 여러 파벌들을 물리쳐 이탈 세력을 제거하고 元順帝(재위, 1333∼1368)를 북경 밖으로 몰아낸 후 1644년까지 중국을 통치한 明王朝를 세웠다. 明代初期에는 元代와 그 후 淸代와는 달리 '유민화가'를 포함하여 '유민' 즉 몰락한 왕조에 총성을 다하는 신하들의 무리가 많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명대 화가들이 맨 처음 직면했던 것은 기존의 두 갈래 회화전통을 어떻게 따르고 발전시키느냐 하는 문제였다. 하나는 직업화가(화공과 궁정화가를 포함한 범주)의 회화이고 또하나는 宋·元대 이래 형성된 문인화가의 회화이다. 明代初期의 황제들은 과거, 특히 宋代의 문화적·예술적 우수성을 부활하여 되찾고자 했다. 宣德연간은, 왕실의 후원을 받는 山水畵·花鳥畵·시·書藝등의 황금시대였다. 文人畵는 蘇州에 집중된 吳派의 대가들이 더욱 발전시켜 번성했다. 明代의 다른 화가들은 문인화 전통과 직업회화 전통 모두를 본받으면서, 과거를 참고로 하여 개성적인 회화양식을 만들어 나갔다. 자연히 직업화가들 개인의 화풍과 왕실의 예술적 요구는 한 시대의 예술사조를 결정짓는 주도적 요인이 되었다.

왕조의 흥망성쇠는 궁정회화의 흥망성쇠와도 맥락을 같이 했을 뿐만 아니라 궁궐 밖 직업화가들의 지위에도 영향을 끼쳤다. 대조적으로 元代에 크게 성했던 문인화는 明代初期에는 정치적 이유로 쇠퇴하였다. 그러나 明代中期에 이르러 蘇州지방에서 沈周와 文徵明과 같은 문인화가들이 출현하고 왕실의 권위가 약화되면서 다시 번성하기 시작했다. 직업회화의 쇠퇴와 문인화의 부상은 명대회화에 눈부신 색채를 더해 주었다.

계속되는 내적 갈등은 명 왕실의 통치력과 이념적 통제력을 약화시켰고, 明代中期부터는 전통 유교교리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과거시험에 필수였던 "八股文"에도 학자들은 불만이 많았다. 사람들은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면서 '위선적 도덕군자'들에게 조소를 보냈다. 이러한 정서를 반영하여 미적 향유에서도 정통에서 벗어난 새롭고 감각적인 것을 추구하는 회화 경향이 나타났다. 도시 경제의 발전으로 사치품에 대한 기호가 생겨나고 전례 없이 상인들이 예술품을 수집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되었다. 明代末期에는 여러 도시와 지역에서 吳派, 浙派, 江夏派, 華亭畵派, 波臣派,을 위시하여 많은 화파들이 생겨났다. 徐渭, 吳彬, 陳洪綬같은 화가들의 독특한 색채와 여성화가의 급증 그리고 春畵의 半공개적인 유행 등은 과거와는 달리 명대 회화에 한 색체를 띄게 한 요인들이었다.

2. 시대적 구분에 따라 明代繪畵의 발전

1) 明代早期

대략 洪武에서 弘治년간(1368∼1505)에 이르는 이시에는 宮廷院體와 浙派가 화단의 주류를 이루고 南宋 院體畵風이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그밖에 元代文人畵의 전통을 계승해 吳派의 선구적 역할을 한 화가들이 江南지역에서 활동하였다.

(1) 宮廷繪　와 宮廷畵家들

明代의 궁정회화는 송의 畵院(궁정화가들을 총괄하여 명칭, 단 明代의 畵院은 宋代와 같이 조직화 되지 않았다.)화풍을 이어받았으나 변화가 가미된 것이다. 명대의 궁정화가들은 모두 민간에서 뽑힌 숙련된 직업화가들이었고, 대다수는 南宋의 정치적·문화적 중심지였던 江蘇와 浙江 지방 출신들로 南宋의 院體화풍을 계승하였으며 궁정에 수요에 응하여 독특한 명대 원체회화를 형성하였다.

①궁정 초상화

명대의 궁정화가들의 주요 업무는 황제와 황후, 妃嬪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이었으므로, 궁정초상화에는 정치적 특성이 짙게 배어 있었다. 궁정화가들이 그린 朱元璋의 초상화는 인자한 노인으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 지방의 직업 초상화가들이 그린 것은 종종 못생긴 황제의 모습이었다. 후기황제들의 초상화의 얼굴표정들은 나라의 성쇠를 드러내준다. 초상화는 과거의 지혜롭고 덕이 많은 군주와 고관들을 묘사함으로서 교화의 목적도 수행할 수 있었다.

궁정 초상화가들과 작품을 보면 劉俊(1500년경 활동)이 그린 〈雪夜訪普圖〉는 北宋 왕조를 세운 조광윤이 이는 눈 내리는 밤 趙普를 찾아가 국사를 논의하는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倪端(15세기 초엽활동)의 〈聘龐圖〉는 삼국시대에 荊州刺史였던 劉表에 관한 이야기를 기초로 하고 있다. 朱端(약 1506∼1521활동)의 〈弘農渡虎圖〉도 유사하게 동한 때 弘農太守 劉昆의 이야기를 묘사한 작품이다. 商喜의 〈關羽擒將圖〉는 당시 위나라 장군이던 龐德을 촉나라 유명한 장군 關羽가 사로 잡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 謝環(1426∼1452활동)의 작품들은 덜 알려졌지만, 〈杏園雅集圖〉는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살구나무 정우너에서 三楊으로 알려진 세명의 궁정 관리 楊榮, 楊士奇, 楊溥가 시를 짓고 술을 마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② 궁정 산수화

明代의 유명한 궁정산수화가들인 郭純(1370∼1444). 石銳(15세기 초엽활동), 李在(15세기 중엽활동), 王　(약 1488∼1501), 그리고 주단등의 화풍은 그들이 북송과 남송 그리고 원대의 화풍을 어느 정도 추구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郭純의 작품인 〈靑綠山水圖〉는 원대 작품에 배어 있던 북송대의 산수화풍을 생각하네 하고, 나무와 수풀을 그리는 데 사용된 필법은 역시 북송대화가인 곽희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石銳의 산수화는 隋와 唐의 청록 산수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석예의 작품중〈探花圖〉〈嵩祝圖〉〈江村漁樂圖〉언급할 만한 가치가 있다. 〈探花圖〉는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으로 황제가 직접 참석하는 殿試에서 3위(探花)로 급제한 顧氏를 위해 그린 작품이다. 당대에 보통 응시자가 시험에 합격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探花宴'이라는 연회가 살구나무 정원에서 열렸다. 李在의 〈琴高乘鯉圖〉는 신화를 묘사한 작품이다. 〈江閣遠眺圖〉는 효종이 '오늘날의 馬遠'이라고 갈채를 보낸 王　의 대표작이다.

③ 궁정 화조화

명대이 궁정회화에서 비록 산수화가 지배적인 주제이긴 했지만 화려하고 인성적이 花鳥畵도 邊景昭, 林良, 呂紀등에의해 인정받기 시작했다. 字가 文進인 邊景昭(약 1426∼1435활동)는 이 분야에서 탁월한 화가였다. 작품에서는 사실주의와 정확한 윤곽선, 밝은 색채가 두드러진다. 그의 작품인〈三友百禽圖〉는 '歲寒三友'라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를 나타낸 작품이다. 화조화로 유명했던 孫隆(15세기)은 그의 화첩〈花鳥草蟲圖冊〉에서 몇 차례에 불과한 붓놀림으로 여러 가지종류의 草蟲, 花鳥, 草木을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花鳥畵분야에서 누구와도 견줄수 없는 화가라는 찬사가 언제나 따라 다니는 명대의 궁정화가는 林良과 呂紀이다.林良의 화조화는 다른 궁정회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주로 水墨寫意畵를 그렸는데, 수묵만을 써서 마치 초서를 쓰듯 붓을 움직여 거침없는 인상을준다.그는 〈鷹雁圖〉와 같이 힘센 독수리나 매를 즐겨 그렸다. 〈灌木集禽圖〉는 종이에 수묵 담채로 그린 것으로 관목과 수풀로 둘러싸인 연못가에 모여 있는 새들을 묘사하고 있다. 양해와 묵게 이후 형성된 이런 화풍은 문인화가들이 추구하던 이상이었다. 중국인들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 중 하나는 자유로운 창작의 과정에서 우연히 얻어지는 예술효과를 추구하는 것과 그 결과로 얻어지는 미적 성취감을 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연한 효과는 중국의 독특한 水墨寫意畵를 더욱 발전시켰고 임량도 이에 기여했다. 浙江 寧波출신인 呂紀의 화조화는 두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변경소에게서 배운 견고한 윤곽선과 진한 채색을 써서 공필로 섬세하게 그린 작품으로 〈桂菊山禽圖〉와〈山茶白　圖〉가 이에 속한다. 그의 다른 화풍은 임량의 水墨寫意畵를 직접 차용한 것이었다. 이런 양식의 대표적 작품은 〈殘荷鷹鷺圖〉이다.

(2) 浙派와 江夏派

명대의 궁정회화가 번상하는 동안 두 화파가 궁정 밖에서 크게 부상했다. 戴進이 이끈 浙派와 그의 후계자인 吳偉가 주도한 江夏派가이다. 戴進와 吳偉는 둘 다 직업화가였다. 사람들은 그들을 합해서 '院體浙派'로 분류한다. 남송이 망하자 상당수의 궁정화가들이 江蘇, 浙江. 福建등지로 흩어졌다. 이것이 전통 회화양식이 민간에 유포되고 직업화가와 민간 工匠이 생겨난 한가지 원인이다.

戴進은 기교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물·산수·화조등의 온갖 주제에 능했으며 게다가 중국 회화의 역사적 유산을 폭넓게 이용할 줄도 알았다. 그의 작품인 〈倣燕文貴山水圖〉는 浙派를 가장 혹독하게 비평한 동기창조차도 이 작품의 구상과 기교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진의 인물화는 도석 인물과 옛 성현의 은둔 생활을 묘사한 것이 대부분이다. 대진의 화조화는 현존하는 작품이 거의 없다. 대진의 독창적인 양식을 모방한 많은 화가들을 일컫어 浙派라 한다. 이것은 그가 절강 출신이기 때문이다.

吳偉는 대진과 윗세대 선배들로부터 그림을 배웠으나 필묵의 운용이 선배들보다 훨씬 자유스러웠다. 그의 〈溪山漁艇圖〉는 모든 풍경이 자유스럽고 한가롭게 표현되었다. 그러나 그의 산수화는 꾸밈없고 적나라하고 깊이가 없으며, 필법이 다소 방종하고 함축함이 없다. 오위의 〈長江萬里圖〉는 길이가 거의 10m에 이르는 두루마리 그림이다. 이 작품은 오위의 원숙한 기교를 보여준 힘있는 작품이다. 오위의 인물화는 섬세한 양식과 힘차고 자유스러운 양식 두가지로 나타난다. 첫 번째 양식의 예로는 〈武陵春圖〉, 〈問津圖〉, 〈鐵笛圖〉등이 있으며, 〈柳蔭讀書圖〉는 두 번째 양식의 보기이다.

자유로운 양식이 오위와 비슷했던 다른 화가들로는 張路(약 1464∼1538), 蔣嵩(1500년 활동), 汪肇(1500년 활약)등이 있다.

대진이 이끈 절파와 오위 화풍을 바탕으로 한 강하파는 궁정화가들과 함께 명대 초기와 중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그들의 유리한 지위는 吳派가 일어나면서 문인화기들의 도전을 받았다. 직업화가들의 양식은 끊임없이 비판을 받았는데 그중 동기창의 비평이 가장 신랄했다. 그는 직업화가들의 양식에는 두 가지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필법이 지나치게 표현적이고 미묘한 함축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후기 화가들의 작품은 부주의하고 독창적이지 못하다. 둘째 직업화가들은 출신이 미천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직업화가들은 점차 시장을 잃었고 생계 수단을 빼앗기고 말았다. 살아남기 위해 藍瑛과 같은 일부 화가들은 화풍을 바꿔 문인화가의 양식에 좀더 가까이 접근하였고, 또 어떤 이들은 새로운 출구를 찾아 대중에게로 눈을 돌렸으므로, 명대 말기에 민간 年畵와 목판화가 성행하게 되었다.

2) 明代中期

正德에서 萬曆년간(1506∼1620)에 이르는 이 시기에는 蘇州지방의 沈周, 文徵明이 형성한 吳派가 화단의 주류를 이루었다. 같은 시대의 唐寅, 仇英은 숙련된 기량으로 각기 일가를 이루어 沈周, 文徵明과 더불어 吳門四家로 불리운다.

(1) 吳門四家

吳派는 揚子江 하류의 도시 소주의 옛 이름인 吳를 따라 이름이 지어졌다. 하지만 명 태조 주원장이 권좌를 위해 싸우던 시기와 이후 그의 아들 성조가 권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던 시기에 소주와 강남 일대는 政敵의 치하에 있었다. 이 지방은 명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회화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조정에서는 과중한 세금을 덜어주고 과거시험에 응시자수를 늘리고 경제를 부흥시키고 문화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처럼 개방된 시기에 나타난 최초의 문인화가들로는 謝縉(1560년 활약), 劉珏(1410∼1472), 杜瓊(1396∼1474) 趙同魯(1423∼1503)등이 있었다. 이들이 원대의 문인화 양식을 심주와 문징명에게 전해 오파를 세웠다.

沈周(1427∼1509)는 스승들 아버지, 백부로부터 시작해서 문인화가들, 특히 元 四大家(黃公望, 王蒙, 吳鎭, 倪瓚)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그는 40세가 되기 전에 이미 네 화가를 면밀히 연구하고 그들의 필법을 모방하여 통달하기에 이르렀다. 1467년에 그린〈廬山高圖〉와 1469년에 그린 〈報德榮華圖〉는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었다. 50세를 넘어서 심주의 산수화는 원숙한 경지에 도달했고, 빠르고 대담한 필치와 간결하고 명료한 구성이 두드러졌다. 또한 호조화가이기도 해서 이 장르의 문인화 발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臥游圖〉는 그가 화조화에서 이룬 성취를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題畵詩를 더함으로써 필묵을 돋보이게 했다. 이러한 제화시는 문인화와 화공의 그림을 구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文徵明(1470∼1559)은 심주의 가장 출중한 제자였다. 문징명의 수많은 작품 가운데서 대표작을 골라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의 작품들은 균형 잡힌 구도, 세심한 필법, 고상한 채색으로 유명하며 이러한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작품이 1533년에 그린 〈倣米氏雲山圖〉이다. 그외에 〈東園圖〉, 〈古木寒泉圖〉, 인물화인 〈湘君湘夫人圖〉등이 있다.

蘇州의 직업화가 周臣(약 1472∼1535)은 자신의 예술적 업적뿐 아니라 후에 吳派의 유명화가가 된 두 제자, 唐寅과 仇英을 가르친 점에서 중국 회화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인 〈春泉小隱圖〉 裴春泉이라는 학자를 위해 그린 작품이며 〈北溟圖〉는 《莊子》〈逍遙游〉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이다.

唐寅(1470∼1523)은 직업화가인 주신의 제자였지만 문인화가에 가까웠다. 당인의 인생은 비극적이었지만, 그의 예술작품은 천재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당인은 넓고 깊은 수양을 쌓았고 시서화가 모두 절묘하였므며 경험이 풍부하고 세상을 깊이 알아 제재의 범위가 넓고 고금에 정통하여 일정한 격식에 매이지 않았다. 〈江南農事圖〉는 시서화의 결합과 독특한 착상을 더러냈고 농민에 대한 동정을 표현한 작품이다. 〈山路松聲圖〉는 그의 많은 산수화 가운데서 특히 생기넘치는 작품이다. 그외에 〈落霞與孤鶩圖〉, 〈毅庵圖〉, 〈事茗圖〉, 〈黃茅小景圖〉등의 산수화가 있다. 인물화로는 〈秋風紈扇圖〉, 〈陶谷贈詞圖〉, 〈李端端乞詩圖〉는 모두 빼어난 미인도이다.

仇英도 주신의 제자이다. 구영은 문화적 수양이 깊지 않고 경험이 적었으며 전통적인 제재를 전문으로 그렸다. 그는 雅俗共尙(고상한 사람이나 속인이나 다같이 감상할 수 있는)풍격을 이루었다. 구영의 산수화 양식 중 하나는 송대의 화가 조백구의 청록 산수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작품으로는 〈桃村草堂圖〉, 〈玉洞仙源圖〉, 〈桃園仙境圖〉등이 있다. 〈蓮溪漁隱圖〉와 〈秋江待渡圖〉는 송대의 화가 李唐, 소조와 유송년의 작품에 바탕을 둔 또 다른 산수화 양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구영의 인물화 가운데〈職貢圖〉와 〈臨蕭照中興瑞應圖〉같은 일부 작품은 고대 화가의 작품을 倣한 것이다. 그외〈獨樂園圖〉,〈夜宴桃李園圖〉와 같은 작품들은 그의 창작물로, 비단에 먹과 채색을 써서 인물이 있는 정원의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은 크기의 사의 인물화인 〈松溪高士圖〉,〈蕉下彈琴圖〉등도 매우 높은 수준의 작품이다.

沈周, 文徵明, 唐寅 그리고 仇英은 인생의 경력은 서로 달랐지만 100년 넘게 소주의 화단을 지배했다. 그들의 제자와 후손들은 청대까지 그 전통을 이어갔다.

(2) 그외 吳派화가들

陳淳(1483∼1544)은 문징명의 제자 중 가장 나이가 많았는데 개성이 너무 강했고 생활은 방종하였다. 그의 작품들은 스승의 것과는 조금 도 닮지 않았다. 진순은 전통에 얽매이기를 싫어했다. 〈墨花釣艇圖〉는 전통에 도전하는 진순의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림의 핵심은 그림 자체에 있지 않고 작품이 전달하는 사상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水墨寫意의 기법이 생겨났다.

3) 明代晩期

明代晩期는 만력에서 崇禎년간(1573∼1644)에 이르는 시기로 이때 회화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董其昌으로 대표되는 문인화가들은 산수화 방면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 '華亭'.' 蘇松', '雲間'등 여러 유파를 형성하였다. 서위는 문인화조화의 寫意畵法을 더욱 발전시켰으며 陳洪綬, 崔子忠, 丁雲鵬등 새로운 변형된 새로운 인물화풍을 시작하였다. 이러한 회화변화는 淸初까지 지속되었고 청대의 회화발전에 영향을 끼쳤다.

(1) 董其昌과 華亭畵派

董其昌(1555∼1636)은 문징명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문인화가였다. 그는 華亭(오늘날의 松江)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그와 그의 주변에 모인 화가들을 일컫어 華亭畵派 혹은 松江畵派라고 했다. 동기창은 송대와 원대에 유행했던 문인화를 옹호하고 명대의 절파와 궁정화가들이 대표한 직업화가들의 회화는 배척했다.

동기창은 畵論으로 회화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문인화의 역사적 발전을 계통적으로 총괄하는 과정 중에 불교의 선종이 남북종으로 나뉘어 지는 것에 비유하여 회화의 '南北宗論 '을 내세웠다. 회화에서 솔직담백하고 꾸밈이 없음을 추구하고 기술과 솜씨를 가볍게 여기며 士氣를 숭상하였고 畵工(그림의 기교)를 배척하고 필묵을 중시하였으며 격식을 경시하고 변화를 존중하며 세밀한 묘사와 형상화를 거부하였다. 그가 제시한 회화사의 발전은 역사적인 사실에 완전히 부합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제창한 미학관념은 심원한 영향을 미쳤다. 현존하는 그의 수묵산수화의 명작인 작품은 王蒙의 〈靑卞隱居圖〉를 주제로 하는〈靑卞圖〉와 황공망을 모방한〈江山秋霽圖〉가 있다. 동기창의 산수화는 사람이 가보거나 살 법한 자연 경관이 아니라 자연과 지나간 과거의 예술 유산에서 빌려온 '人文景觀'이다. 〈秋興八景圖〉는 이러한 인문경관의 전형이다.

동기창의 화정화파와 거의 같은 시기에 藍瑛(1585∼1664)과 그의 제자들이 절강 지방인 항주에서 활동했다. 항주의 옛 이름이 武林이었기 때문에 이 화가들을 武林畵派라고 한다.

(2) 徐渭의 寫意花鳥畵

화조화를 근본저긍로 변화시킨 대화가는 徐渭이다. 서위는 浙江 紹興출신이며 스스로 호를 靑藤居士라고 했다. 서위는 인생의 우역곡절이 많았다. 인생의 좌절과 울분으로 서위의 재능은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였다. 그래서 시, 서예, 그림을 막론하고 그의 작품은 삶의 부당함에 대한 분노와, 재능을 갖고도 운이 따르지 않아 의지할 곳 없는 비애를 다룬 것이 태반이다. 이와 같은 작품으로는 〈墨葡萄圖〉,〈石榴圖〉가 있다. 그러나 〈黃甲圖〉의 題詩는 슬픔을 초월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사의화조화가 내면의 정감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높은 경지에 이르게 하였고 종이에 마음대로 조절하면서 충분히 발휘하는 필묵의 표현력은 이전에 보지 못한 높은 수준으로 중국 화조화 발전의 이정표를 이루었다.

비록 서위의 평범하지 않은 회화예술은 동시대인들에게는 인정받지 못했지만, 그가 죽고 난 뒤 八大山人과 18세기 揚州八怪에서부터 20세기의 齊白石에 이르는 후대 화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쳐 畵史에서 靑藤畵派로 불리우기도 하였다.

(3) 명대 말기의 초상 인물화

종교의 쇠퇴와 함께 명대의 인물화는 가장 큰 후원자를 잃었고 명대 말기에 이르기까지 그 중요성도 줄어들어갔다. 명대 중기, 후기에 오파의 당인 구영의 화법을 배운 화가들이 천편일률적인 화법으로 인물화의 생기를 잃어 가고 있을때 명 말기 비범한 丁雲鵬, 吳彬, 陳洪綬, 崔子忠, 曾鯨, 謝彬과 같은 초상인물화가들이 출현하여 소규모로 중흥하기 시작했다.

이들 화가는 민간판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고대의 도석인물화를 깊이 연구하였고 동시에 현실의 관찰을 등한히 하지 않았으며 청조정신도 풍부하여 晉, 唐, 五代의 전통과 민간예술의 전통을 잘 용합하였다,

丁雲鵬(1547∼1621)의 대표작으로는 〈五像觀音圖〉, 〈大士像〉, 〈三敎圖〉등이 있다.

吳彬(약 1573∼1620 활동)의 산수화는 약간 기괴하다. 순전히 화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환상적 영상을 만들어냈다. 오빈은 도석 인물화도 그렸다. 도석인물화로 〈五百羅漢圖〉, 〈佛像圖〉가 있다. 정운붕과 오빈의 도석 인물화들은 더 이상 종교적 목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 않고 이들 작품의 의도는 점점 더 미학적 감상 쪽으로 기울었다.

명대 말기의 인물화가 중에는 진홍수와 최자충이 탁월했다. 이들은 각각 남방과 북방에서 태어나 '南陳北崔'로 알려졌다.

崔子忠(?∼1644)의 몇 안 되는 현존 작품들은 대부분 역사 인물이나 신선을 그린 것들이다. 〈藏雲圖〉는 唐代 시인 이백의 고시를 바탕으로 해서 구름을 음미하고 있는 이백을 그리고 있다. 그의 걸작으로는 〈杏園宴集圖〉을 꼽을 수 있다.

陳洪綬(1598∼1652)의 인물화를 보면 얼굴은 종종 과장되게 표현되고 옷은 사람의 골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려져 있다. 현대의 비평가들 중에는 이런 작품을 '변형주의'의 범주에 넣는 이가 많지만. 진홍수 자신은 이를 고대의 화법을 재현한 것이라고 보았다. 이런 예로〈宣文君授經圖〉가 그 좋은 예이다. 진홍수의 〈昇庵簪花圖〉, 〈雅集圖〉, 〈隱居十六觀圖〉는 인물화의 최고 걸작들로 꼽히는데 작품마다 심오한 사상이 내재되어 있고 치밀한 구상에 따라 그려졌다.

曾鯨(1564∼1647)은 직업화가였는데 그가 그린 초상화는 대단히 높이 평가되어 사대부들이 집으로 초대해 초상화를 부탁할 정도였다. 그의 초상화는 거울로 보는 것처럼 놀랄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그의 작품은 〈王時敏小像〉, 〈張卿子小像〉, 〈葛一龍像〉등이 있다. 많은 비평가들이 증경의 초상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그가 서구 유화의 요철법을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초상화에서 증경의 업적은 원대 왕역의 전통을 계승하고 민간 화가들의 방법과 기량을 소화해서, 초상화를 그저 보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상할 만한 작품으로 격상시켰으며 얼굴 표정 묘사에 더욱 주목 했다는 사실에 있다.

증경의 추종자는 매우 많았고 謝彬, 沈韶, 徐易등이 중국 초상화의 특징을 구비한 명말 청초의 波臣派을 형성하였다. 그 중 증경의 제자들과 추종자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이가 謝彬(1601∼1681)이었다. 그의 작품은 〈松濤散仙圖〉이다.

(4) 여성화가들

수천 년간 봉건제도와 유교사상이 지배하는 가운데 중국사회에서 영성의 지위는 한결같이 남성보다 아래였다. 그러나 이런 경향이 명대말기에 이르러 차츰 변하였고 여성화가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湯漱玉의 《玉臺畵史》에 따르면 고대부터 청대 嘉慶(1796∼1820)연간 까지 알려진 216명의 여성화가 중 절반은 명대 사람이고, 그것도 8할이 명대 말기에 집중되어 있다. 제한된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여성화가들은 화가 집안에서 태어났거나 첩 또는 기녀가 되는 준비과정으로 예술 훈련을 받으면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명대의 가장 유명했던 여성화가로 문징명의 고손녀이자 문종간의 딸인 文　(1595∼1643)이 있다. 문숙은 주로 화훼나 초충을 그렸다. 1628년에 그린 〈寫生花蝶圖〉는 문숙의 대표작이다.

예술가의 집안에 태어나지 않아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던 여성들에게 회화의 세계로 들어설 또 다른 길이 있었다. 사대부와 고관이 첩을 얻거나 기방에 드나드는 일은 드문일이 아니었으며, 첩이나, 기녀는 예술 분야에 능했고 그림 공부를 한 경우도 많았다. 기녀 신분으로 화가가 된 이들로 馬守貞, 薛素素(약 1564∼1637), 寇湄, 顧媚(1619∼1664), 李因등이 있다.

격동의 명대 말기에 재능 있는 화가들은 중국회화의 위대한 전통을 되돌아보고 새로이 해석했다. 어떤 화가들은 동기창의 정통 규범을 실천하거나 전통적인 회화양식을 이어받으면서 문인화가들의 발자취를 따랐다. 또 다른 화가들은 매우 개성 있고 때로는 기이하기 까지 한 방식으로 과거의 양식을 응용했다. 명대의 회풍, 태도, 전통 그리고 혁신은 다시 중국 전통의 일부가 되었고, 그 다음에 등장하는 청대희 화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참고문헌

1.Richard M. Barnhart, James Cahill, 巫鴻, 楊新, 　崇正, 郎紹君著, 《중국 회화사 삼 천년》, 학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