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법책 보내주오” 안창호에 편지

[경향신문 2005-06-27 17:44]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내 도산전시관에는 김약연이 1916년 3월17일 미주 대한인국민회 총회장인 안창호에게 보낸 친필편지 한 통이 진열돼 있다. 용정에서만 활동했던 김약연이 무슨 까닭에 멀리 미주지역의 도산에게 서신을 보냈을까. 편지 내용을 보면 그 의문이 풀린다. 김약연이 편지를 쓴 1916년에는 명동학교가 체제를 갖추던 시기였다. 당시 명동촌에서 대한인국민회가 발간하는 ‘신한일보’를 받아보던 김약연은 미국에서 독립운동 관련 자료를 발간, 판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대한국민회에 도움을 청한다. 편지 내용은 명동학교에서 교과서로 사용하기 위해 박용만이 쓴 ‘군인수지’(軍人須知·군인의 지침서)와 ‘국민개병설’, 그리고 최영장군 전기인 ‘최도통전’(박은식 저·한인소년서회 간)을 부쳐 달라는 것. 이와 함께 용정에 미주의 신한일보가 잘 배달되지 않으니 조치를 취해달라는 부탁말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독립기념관 이명화 연구원은 “명동학교에서 문무쌍전의 교육을 실시하고 학생들에게 독립전쟁의 군사교육을 하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연구원은 또 “독립운동 초기인 1910년대에 이미 해외 독립운동가들 사이에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준다”며 김약연 연구의 좋은 자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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