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시대의 제철업은 철제 무기 생산을 위주로 하였고, 널리 보급되지는 못했다. 전국 시대에는 제철 용광로의 개량으로 고온 고체 제철 기술이 고온 액체 제철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었다. 이러한 획기적인 기술 혁명으로 철제 제품의 생산량이 증가하자 더불어 농업과 수공업의 발전도 촉진되었다.

1. 송풍식 수직 용광로의 발명

중국은 세계 최초로 생철 주조 기술을 보유하였다. 전국 시기 이전에는 제련 용광로의 온도가 단지 섭씨800-1000도에 불과하여 철광석을 충분히 용해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유연한 연철 덩어리를 만들 수밖에 없었으며, 이것을 반복적으로 단련시켜야만 비교적 순수한 철 덩어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을 저온고체 환원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가공 공정은 매우 복잡하고 생산량 또한 적어 철기의 광범위한 보급에 장애가 되었다. 춘추전국시대에 이르자 이윽고 송풍식 수직 용광로가 발명되었다. 탄성이 풍부한 대형 가죽 주머니를 이용해서 여러 개의 송풍 구멍으로 공기를 끊임없이 용광로 안으로 불어넣음으로써 탄(炭)의 연소를 촉진시키고 용광로의 온도를 섭씨 1150-1300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철과 탄소가 충분히 반응을 일으키도록 유도하여 불순물이 적은 액체 상태의 쇳물을 정련해 낸 후 냉각하면 생철이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철기로 주조하였다. 고온액체 환원법이라고 하는 이러한 제철 기술이 철기의 품질과 생산량을 향상시킴에 따라 철기의 광범위한 보급이 가능하게 되었다. 제철 기술의 발전은 모두 저온고체 환원법에서 고온액체 환원법의 과정을 거쳤는데 유럽인의 경우 2500년이 소요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불과 20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국은 유럽보다 늦게 저온고체 환원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으나 송풍식 수직 용광로를 발명하고 고온액체 환원법을 응용한 것은 유럽에 비해 1800년이나 앞섰다.

2. 제철기술의 혁신

제철 설비의 개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선진 기술이 제철업에 이용되었다. 고온액체 환원법, 생철 주조, 생철 유화(柔化), 단조(鍛造) 그리고 담금질 등이 그것이다. 고온책체 환원법으로 비교적 순수한 생철을 제련해 내고 주조 기술을 이용하여 주물로 만든 후 유화, 단조, 담금질 등의 기술 처리를 거쳐 생철 주물을 견고하면서도 인성과 강도가 높게 만들었다. 이중에서 생철의 유화 처리 기술은 생철로부터 탄소를 제거하여 강철로 만드는 데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춘추전국시대 제철업의 발전을 더욱 촉진시켰다.

3. 철제 거푸집의 사용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철제의 거푸집을 사용한 국가이다. 철제 거푸집의 사용은 제철업 발전의 중요한 척도가 된다. 주조 시 철제 거푸집에 액화된 쇳물을 붓고 냉각시키면 생철 주물이 되었는데, 철제 거푸집은 계속해서 반복하여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형태의 철기를 생산할 수 있게 했다. 철제 거푸집의 대량 사용으로 전에 사용하던 도기 거푸집은 사라져 갔다.

4. 생철 유화(柔化) 기술

초기의 주철은 잘 부스러지고 쉽게 부러졌으며 내구성이 약했다. 그런데 가열했다가 서서히 식히는 처리 방법을 이용하면서부터는 철의 경도와 인성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리하여 내부와 외부의 경도와 인성이 서로 다른 철을 생산해 냈다. 이를 생철 유화 기술이라 한다. 유화 처리를 통한 주물은 그 인성이 향상되었고 부스러지는 성질도 감소하였다. 이를 통해 만들어 낸 공구로는 날카롭고 마모에 잘 견디는 칼날도 있었는데, 이는 쉽게 부러지지 않았다. 이때부터 주철의 사용 범위는 확대되었다. 또한 유화 처리 과중 중에 강(鋼)과 생철 사이의 경도와 인성이 비교적 좋은 가단주철(可鍛鑄鐵)과 표면이 탄소 함량이 낮은 순철(純鐵) 중심의 경도가 높은 재질의 합금 주물도 출현하게 되었다. 그들은 예리할 뿐만 아니라 견고하고 내마모성 역시 매우 우수하였다. 이러한 가공 기술은 생철에서 탄소를 제거하여 강철을 만드는 초보 단계에 속한다.

5. 무기 제조에 응용한 제강기술

춘추 후기에는 삼탄식(滲炭式) 제강기술이 발명되었다. 그 방법은 먼저 뜨거운 쇳덩어리를 벌겋게 달아오른 숯 속에서 장시간 가열하여 표면의 탄소를 스며들게 한 후에 삼탄 강편으로 단련하고 다시 강편을 여러 겁으로 겹쳐 반복해서 단련시켜 무기나 공구를 만드는 것이다. 맨 나중에는 담금질이나 노멀라이징(normalizing : 결정립을 미세화하여 강도를 높이고 균일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일정한 온도로 가열한 다음 대기 중에서 냉각하는 열처리 방법) 등의 열처리 방법을 통해 강재(鋼材)의 물성을 개선했다. 강철의 제련 기술은 주로 무기의 제조에 응용되어 무기 생산의 증대와 전투 방식의 개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출전 : 중국문명박물관-춘추전국시대(패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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